“난 너를 믿는다.”

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,

어느 순간 모든 걸 다 놓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올 때가 있다.

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. 일이 너무 어려워서도 아니다.

그저 이 넓은 회사에서 진심으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 때, 우리는 흔들린다.

요즘 ‘신인 감독 김연경’의 이야기를 보며 이상하게 마음이 오래 머물렀다.

사람들이 그녀에게 열광하는 건 단지 팀을 승리로 이끌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.

상처받고 주눅 들어 있던 사람들이 누군가의 믿음이라는 ‘안전기지’를 만나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과정,

그 드라마 같은 회복력에 우리의 마음이 반응했기 때문이다.

이건 단지 코트 위의 이야기가 아니다.

매일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버티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.

우리는 모두 한 번쯤 버려졌다는 감각을 느낀다

솔직히 말해 직장에서 겪는 좌절의 대부분은 일이 아니라 관계에서 온다.

끊임없이 평가받고, 누군가와 비교당하고, 죽어라 애쓴 만큼 인정받지 못할 때

우리의 자존감은 서서히 바닥을 향해 내려간다.

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화려한 조언이나 날카로운 피드백이 아니다.

“네가 문제야”라는 지적이 아니라, “난 너를 믿어”라는 단 한 문장의 확인이다.

김연경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낸 메시지도 사실 단순했다.

“너는 다시 할 수 있는 사람이다.”

그 투박하지만 단단한 말 한마디가 선수들의 근육보다,

기술보다 먼저 그들의 존재를 붙잡아 일으켰다.

성장은 혼자서 일어나지 않는다

심리학에서는 이것을 ‘관계적 안전기지’라고 부른다.

잠시 무너져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공간, 실수조차 배움으로 품어주는 관계.

사람이란 참 묘해서, 내 뒤에 든든한 안전기지가 있다고 느낄 때

비로소 밖으로 나아가 모험을 하고 시련을 견딜 힘을 얻는다.

우리는 이 안전기지가 있을 때 ‘외상 후 성장(PTG)’을 경험한다.

상처를 입었지만 무너지는 대신, 그 상처를 딛고 이전보다 더 단단해지는 변화다.

회사에서 지칠 대로 지쳤다가도 나를 믿어주는 선배나 동료의 말 한마디에 이유 없이

다시 버틸 힘이 솟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.

믿음은 인간을 다시 세우는 가장 오래된 힘

니체는 인간의 성장을 두고 “내 안의 잠든 힘을 깨우는 일”이라고 말했다.

하지만 그 힘은 보통 스스로 깨어나지 않는다.

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바라봐주는 순간,

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깨어난다.

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조차 나를 믿어주는 타인의 시선.

우리는 그 시선 속에서 다시 앞으로 걸을 수 있다.

그러니 성장은 언제나 개인적인 동시에 관계적이다.

김연경의 독설이 상처가 되지 않는 이유도 그 바탕에 변하지 않는 신뢰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.

“난 너를 믿는다. 그리고 너는 결국 해낼 사람이다.”

당신이 약해서 무너진 게 아니다

매일 흔들리는 우리에게 이 이야기는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.

지금 당신이 직장에서 힘들고 지쳐 있다면, 그건 당신이 실패해서가 아니다.

당신이 약해서도 아니다.

다만 오랫동안 “괜찮아, 넌 다시 할 수 있어”라고 말해주는 안전기지를 만나지 못했을 뿐이다.

우리가 김연경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는 건,

그 말이 결국 우리 모두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.

카피처럼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다.

그저 담담하게 전하고 싶다. 지금 그 힘든 곳에서 버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당신의 강함이다.

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누군가의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할 한 문장을 건네게 될 것이다.

그때가 오면 주저 없이 말해주기를 바란다.

“괜찮아. 나는 너를 믿는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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